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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날 이야기 제1화. 첫눈오는날 우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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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상무지구의 미코성형외과에서 진료하고 있으며, 시간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17년 광주 공군 비..

  • 이형재
명작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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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날 이야기 제1화. 첫눈오는날 우다방
41*32 cm Acrylic on canvas
30년전 일을 15년전에 글로 썼고,
2016년 11월 마지막 주말에 그림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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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대학 1학년이 끝나가는 겨울,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다리 관절도 아파오는 
이별 이야기가 하나 있다. 

그 당시 데이트 장소로 
DJ가 신청곡을 틀어주는 음악다방이 있었다. 
손님들은 신청곡과 사연을 작은 종이에 적어 
박스까지 걸어 나가 DJ에게 전해주었고, 
장발에 청바지의 DJ가 다방 손님의 사연을 읽어주며 
신청곡을 한곡씩 틀어주었다. 

그해 겨울, 태희 (가명, 여자, 당시 20세)와 데이트를 할 때면 
대학 앞의 음악다방에 자주 가곤 했는데,
우리가 자주 가던 다방 이름은 
전남대학교 앞 금복다방이었다. 
그때는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았는지 
밤늦게까지 앉아서 음악 듣고 이야기하고 바라보곤 했는데,
이야기하면 웃는 게 이쁘고, 
말없이 있으면 조용한 게 이쁘고, 
바라보고 있으면 눈동자도 예뻤다. 

이런 그녀와도 이별의 시간은 왔다. 
무슨 말로 다투었는지 지금은 잊었지만 
서로 말꼬리를 잡고 
대화가 점점 이상하게 돌아가면서 
결국 태희가 먼저 
“형재 씨 자꾸 그러면 나 집에 갈래. 데려다 줘.” 했다. 
“싫어! 갈려면 먼저 가.” 내가 팅기고 
“안가고 뭐하려고?” 
“나 여기서 한 3시간쯤 앉아서 생각 좀 할께.” 
“궁상맞게 세 시간 동안 앉아서 뭐하려고 그래? 빨리 가자. 응?” 
“아냐 다음에 봐!” 
결국 태희가 먼저 나갔다. 
태희가 간 뒤 두 시간 쯤 다방에 혼자 앉아,
쓴 커피마시며 인상도 써보고, 
책도 읽어 보고, 음악도 듣고... 
근데 세 시간은 참 길었다. 
버티다 버티다가 점점 힘들어져서 
결국 두시간쯤 지나 나는 일어나서 집으로 갔다. 

밤늦게 태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재 씨 저녁에 어디 있었어?” 
“나? 집에 있었는데.” 
내가 3시간 앉아 있겠다는 말에 버스타고 집까지 다갔던 태희가 
되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다시 금복다방에 돌아 왔었다는 것이다. 
내가 없으니까 울면서 혼자 집까지 걸어서 갔단다. 
세 시간 있겠다고 해놓고 두 시간 만에 들어와 버린 것이 뜨끔했다. 
그래도 그게 뭐 대수인가? 그럴 수도 있지. 

“형재 씨 내일 나좀 만나.”(전화 목소리) 
“아냐 우리 잠시 서로에 대해 생각 좀 하게 다음에 만나자.” 
“내일 오전 10시에 우다방에서 기다릴 테니까 꼭 나와!” 
“안 나간 다니까 그러네. 안 나가!” 
“꼭 나와! 내일 아침 10시, 우다방 앞이야. 꼭!” 
“안 나가, 안 나간 다니까?” 
“꼭 나와야 돼! 기다릴게.” 
“안 나가!”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나가나 봐라 하면서 밤늦게까지 
‘이종환의 밤의 데이트’를 듣고 잤다. 

아침에 깨어보니 어제일은 내가 잘못한 것 같았다. 
그렇다, 항상 남자가 나쁘다. 
결국 난 나가서 사과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내려고 
오전 10시 우다방에 나갔다. 
태희에게 주려고 삼복서점에 가서 '데미안' 책도 사고 
10분 일찍 도착해서 콧노래 부르며 기다렸다. 
10시가 지나고 10시 10분이 되어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11시, 12시, ..... 오후 6시,7시 결국 태희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절대 안 나간 다니까 태희는 안 나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날은 종일 눈이 날리고 바람은 매섭게 불었다. 
발은 꽁꽁 얼어붙고 정말 추웠다. 
우다방에서 기다렸다면서 왜 춥냐고 물으신다면 -, 
광주에서 '우다방'이라고 하면 
충장로의 광주우체국 앞 계단을 말하는데, 
당시 약속장소로 많이 쓰였던 곳이다. 
지금도 광주 사람들은 '우다방'이라고 하면 모두 
우체국 앞 계단으로 알아 듣는다. 
그날 얼마나 추웠던지 
꽁꽁 얼어붙은 손과 발을 비비면서 후회를 많이 했었다. 
‘ 금복다방으로 약속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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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재[이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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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e

광주시 상무지구의 미코성형외과에서 진료하고 있으며, 시간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17년 광주 공군 비행장 내 '아트갤러리'에서 초대전을 했습니다.